군수과 김 일병은 거의 날마다 군수과장 오 대위 집으로 작전(?)을 나갔다. 군수과장 오 대위가 김 일병을 ‘따까리’로 만들어서 자기 집에다 사역을 시킨 것이다. 오 대위 마누라는 방안에 누운 채 김 일병에게 물 긷기와 청소, 연탄 갈기, 밥 짓기, 설거지, 빨래까지 시킨다고 했다. 고참들이 김 일병의 이야기를 듣고 한 마디씩 했다. “야 이 씨팔, 아무리 군대라지만 엿 같다. 그래, 그 여편네 그냥 X으로 거기를 콱 찔러버려....” 가을 김장철이 되자 대대의 모든 장교부인들이 동원되어 벽제 여단본부장 댁에 김장사역을 나갔다. 때로는 우리도 차출되어 같이 갔다. 6655부대라는 공병여단본부의 군부대 같지 않아 보이게 함석판을 붙여서 만든 커다란 정문을 들어서면 바로 오른편에 원 스타 여단장 사택이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