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그것은 IMF 경제위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뉴욕사무소에 나가있는 동안에는 골프 치러 다니느라 크게 못 느꼈지만 한국전력은 오랜 세월 박봉의 회사였던 것이다. 돌아보면 1969년 내가 한전에 입사하던 그 때, 열아홉 살짜리 고졸 신입사원이 2만원 넘는 월급을 받던 그 때가 유일하게 ‘반짝’ 좋은 때가 아니었다 싶다. 그러나 그 때부터 이미 한전의 봉급은 치솟는 물가에 짓눌리고 끌려가기 시작하였고 30년 회사생활을 해오면서 쪼들리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것은 명백히 30년의 착취였다. 회사생할을 그렇게 하고도 전세 아파트 얻을 돈이 없어 부모님 신세를 져야 했고 전세금을 올려주지 못 해 이리저리 이사 다니고 아이들 학원비도 없었던 세월, 그리고 이제 뉴욕사무소를 떠나 뉴저지에 가족을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