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는 한국전력 직원이면서 동아대학교 학생이 되었다. 그 때 부산화력에는 나 말고도 그렇게 학생이 되어 근무와 학업을 병행하는 직원들이 30여명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대학에 다니는 것을 달가워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굳이 문제 삼지는 않았다. 공부하겠다는 기특한(?) 젊은이의 앞을 가로막기도 어려웠을 게다. 학교에 다니기 위하여 우리는 주로 낮근무(Day Shift)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고 그 사람의 야간근무(Night Shift, 또는 After Shift)를 대신 해주었다. 대근을 부탁 받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밤근무 보다 낮근무 하는 게 낫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별 말없이 못 이기는 체 선심 쓰듯 근무를 바꾸어 주었다. 발전소에서 밤 11시부터 아침 8시까지 근무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