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업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다시 52년 전, 1969년으로 돌아간다. 69년 2월 17일에 입사한 우리가 쌍문동 연수원에서 신입사원 초등반 교육을 마친 날이 3월 15일이었고 정래혁 사장의 이름과 커다란 직인이 찍힌 빨간 사령증을 받아가지고 마산으로 내려가 마산화력에 집결한 날은 아마 3월 18일이나 19일쯤이었던 것 같다. 나는 안동에 들러 부모님을 뵙고 다시 중앙선 열차를 타고 출발하여 대구에서 경부선 열차로 갈아탄 다음 삼랑진역에서 다시 남해선 열차를 타고 마산으로 갔다. 내 눈에 처음 비친 마산은 무학산이 미끄러져 마산만으로 흘러내려가는 비탈 밑자락에 대롱대롱 붙어있는 도시였다. 마산화력으로 집결한 신입사원 교육생들이 100여명 가까이 된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수습교육이 3개월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