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회사를 떠나서

90. 한전분할과 탈원전 재앙

Thomas Lee 2023. 7. 6. 00:31

한 사람이 역사를 뒤바꾼 일이 얼마나 많은가? 세종대왕이 없었다면 한글이 어찌 있을 것이며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만 이 나라와 민족이 어찌 되었을까? 이승만 대통령이 없었다면 자유대한민국이 어찌 존재할 수 있었을 것이며 박정희 대통령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이 번영이 어찌 가능했을까?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으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다. 그런데 좋은 일도 한 사람으로 되지만 나쁜 일도 한 사람으로 인하여 생긴다. 역사적으로도 한 사람으로 인해 재앙이 닥치고 나라가 멸망하는 일이 또한 얼마나 많았던가?

 

내가 30년 청춘을 바친 한국전력도 그렇다. 한국전력은 1961년 박정희 군사혁명정부가 전광석화 같이 민간주식을 매입, 조선전업, 경성전기, 남선전기 등 민간삼사를 통합하여 한 달 반만인 1961년 7월 1일, 한국전력주식회사라는 국영기업으로 발족시킴으로 탄생하였다. 그러니 한국전력은 박정희 대통령이 세운 셈이다. 그리고 국가의 경제발전을 위하여는 전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전원개발특례법과 토지수용법을 만들고 어떻게든 차관을 들여와 당인리, 삼척, 마산, 영월, 군산 등 전국각지에, 지금 보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2만5천 킬로와트 짜리, 3만 킬로와트, 5만 킬로와트짜리, 조그만 발전소들을 건설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리하여 1961년 7월 1일 한국전력 발족시 36만 7천 킬로와트의 초라하고 영세성으로 꾀죄죄하던 전력설비가 7년 반 뒤 1969년 2월 내가 입사하던 때에는 163만 7천 킬로와트로 다섯 배로 늘어나 있었으니, 지금 기준으로 보면 보잘것없지만, 박정희 정부가 전력(電力)에 얼마나 힘을 쏟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1972년엔 대한민국 최초의 원전인 고리1호기가 착공되었고 이로부터 시작된 원전건설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만일 박정희가 5.16군사혁명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민간삼사를 통합하여 한국전력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발전설비 건설에 힘을 쏟지 않았더라면, 원자력발전소를 도입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같은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 가능했을까? 만 열여덟 살에 한국전력에 입사하여 30년 청춘을 바친 한전인(韓電人)인 나는 누가 뭐래도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박정희 대통령은, 비록 독재자라는 비난은 있지만, 오천년 가난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위대한 대통령으로 칭송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에서 수없이 말했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일구어낸 한국전력은 다른 한 사람 김대중 대통령의 정부보유주식 해외매각이라는 국유재산법 위반, 그리고 한전분할 해외매각이라는 매국행위시도에 의하여 일곱 토막으로 해체되어 버렸고, 노무현 정권은 해체된 한전을 지방균형발전이라는 미명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선심 쓰듯 흩어버렸고, 대한민국의 원자력은 또 다른 한 사람 문재인 대통령의 무지하고 어리석은 탈원전 정책에 의하여 처참하게 훼손되고 무너졌다. 문재인은 ‘판도라’라는 재난영화를 보고 탈원전을 약속하였고 취임한 후 고리1호기 영구정시선포식에서 후쿠시마 원전의 쓰나미 사고의 희생자가 1,368명이라는 거짓뉴스를 인용하였고 월성1호기를 영구정지 시키기 위하여 백운규 산자부장관, 채희봉 산업정책비서관, 정재훈 한수원 사장으로 이어지는 탈원전 행동대를 동원하여 경제성조작이라는 범죄행위조차 서슴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은 마치 적이나 원수를 대하듯 집요하고 악랄하였고, 그 수법은 야비하고 치졸하였다. 문재인은 한수원 사장에 반핵인사 정재훈을 임명하고 한전사장에는 묵묵히 문재인 정권에 순종하는 김종갑을, 그리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는 반핵환경단체 인사들을 앉혀 노골적인 원전운전 훼방과 원자력산업 파괴를 시작하였다. 절반 넘게 진행중이던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중단시켰다가 막대한 공사비 손실과 거센 반발로 공론화 토론을 거쳐 마지못해 재개하였으며, 공사를 시작하여 1조원 넘게 진행된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영구중단 시켜버리고 대진과 천지 등 신규원전건설 예정부지를 철회해버리고 가동중인 원전들은 40년 운전 후 수명연장 없이 모두 정지, 폐쇄시키는 원전고려장 정책을 추진하였다. 미국에서는 60년, 80년씩 돌리는 원전들을 한국에서는 40년만 돌리고 모조리 폐쇄하기로 한 것이었다. 도대체 한국이 돈이 얼마나 많다고 그러는 것일까? 원전을 40년만 돌리고 폐쇄한다면 2023년부터 고리2호기, 고리 3,4호기, 월성 2호기, 영광 1,2호기, 울진 1,2호기, 영광 3,4호기, 울진 3,4호기 등 폐쇄될 원전들이 한 해 한 기 꼴로 줄줄이 고려장 대기를 할 참이다.

 

그 뿐 아니라 영광 4호기 원자로격납건물에서 콘크리트 공극이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5년 넘도록 멀쩡한 발전소를 세워놓았고 이어서 영광 3호기도 콘크리트 공극 조사를 이유로 4년째 세워두었다. 원자력에 문외한인 반원전 환경단체 인사들로 구성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콘크리트 타설작업 때 거푸집 안에 남은 공기주머니로 인하여 생긴 콘크리트 공극이 건물의 안전성에 큰 영향이 없다는, 어렵지 않게 보수될 수 있다는, 격납건물이 이미 4기압을 넘는 압축공기주입시험을 거쳐 안전성이 확인된 것이라는 설명 따위는 묵살하여버렸고 반핵언론들은 “격납건물에서 몇 십 센티미터 공동 발견, 공극 수 십 개 발견” 등으로 원자로격납건물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커다란 동굴이라도 존재하는 것처럼 선동적 보도를 해댔다. 그리고 원안위는 추가 공극을 찾는답시고 초음파탐지기로 원자로격납건물 벽체를 ‘세월아, 네월아,’ 조사하면서 시간을 보내었으니 악랄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한수원이 해외전문기관의 조사검토를 거쳐 네 차례나 격납건물 안전성을 증명하였으나 원안위는 들으려고도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그렇게 멀쩡한 영광 3,4호기를 5년이 넘도록 세워 놓았으니 그 손실금액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운전중인 원전들도 종전에는 45일 정도면 끝날 핵연료교체 및 정비기간을 3개월, 4개월 씩 늘려놓아 어떻게 해서든 원전을 돌리지 못 하도록 훼방하는 야비한 짓을 계속, 90%를 웃돌던 원전의 이용율을 70% 아래로, 심지어 65%까지 끌어내렸고, 그렇게 원전이 전력을 생산하지 못 하는 만큼 한국전력은 카타르에서 사들여온 LNG를 때어 LNG발전소를 돌려야 했으므로 막대한 외화가 연기로 풀풀 날아갔다. 그리고 김종갑 한전사장은 입을 꾹 닫고 콩장사 두부장사 타령으로 문재인의 탈원전을 묵묵히 도왔다.

 

문재인 정부는 태양광 패널들로 전국토를 시꺼멓게 뒤덮었고 전국의 산과 신안 앞바다에 풍력 바람개비를 설치하였다. 태양광과 풍력은 전력원가가 매우 비쌀 뿐 아니라 해가 나고 바람이 불어야만 전력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엄청난 송전시설을 추가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직류를 교류로 바꾸는 컨버터가 필요하고 과잉생산 된 전력을 저장하는 전력저장설비(ESS)가 필요하며 그러고도 계통이 받아들이지 못 하여 남아도는 전기는 그냥 버려야 한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권은 한전으로 하여금 의무적으로 수십조 원에 달하는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하게 하였고 또 의무적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비싸게 구입하도록 하였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임기 내에는 전력요금을 올리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한전을 거덜내어 막대한 적자공기업으로 만들어버렸다.

 

또 악한 일은 한전공대 설립이다. 문재인은 2017년 대통령보궐선거에서 전라도 지역의 득표를 위하여 나주에 한전공대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하였고 대통령이 된 다음 한전으로 하여금 1조 6천억을 들여 한전공대를 설립하도록 하였다. 퇴임 전에 공약을 지킨답시고 나주 골프장을 밀어서 조성한 부지에 건물 한 동 덩그러니 세워놓고 개교기념행사를 하였다. 어떻게 대통령후보가 자기것도 아닌 국영기업을 가지고 특정지역에 학교를 설립해 주겠다는 선심성 공약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게 선거법 위반이고 당선무효사유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2022년 5월, 다행히 0.7% 차이로 이재명 후보를 이기고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의 탈원전정책을 수정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한전은 돌이킬 수 없는 적자부실 공기업이 되어버렸고 수많은 기술인력들이 중국으로, 중동으로 흩어지고 수많은 원자력관련업체들이 도산되어 돌이킬 수 없도록 망가진 원자력산업이 가까운 시일 안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듯하다. 더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고 가격이 치솟고 있다. 만일 대한민국이 프랑스처럼 원전을 꾸준히 건설하였더라면, 그리하여 원전비율이 프랑스처럼 70%까지는 아니더라도 50%, 60% 정도만 되었더라도 이런 국제정세 속에서 원자력은 얼마나 든든한 에너지원이 되어 주었을까? 또 세계최고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자랑하는 한국형 원전으로 해외진출을 지원하였더라면 대한민국의 원자력은 얼마나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수출품목이 되어 있을까?

 

인터넷으로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 http://epsis.kpx.or.kr 사이트에 들어가 보라. 전력구입단가, 즉 한국전력이 발전회사와 한수원, 그리고 신재생 에너지 전력을 구입하는 단가표를 찾아보라. 2022년 4월 기준으로 보면 원자력 53.4원, 유연탄 162.1원, 무연탄 210.8원, 유류 293.0원, LNG 229.6원, 양수 238.4원, 태양광 197.4원, 풍력 206.2원, 수력 209.1원, 바이오 232.6원으로 나와 있다.

 

이 표를 보면 원자력 전력단가가 압도적으로 값싸고 다른 전력들은 다 비싸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유류와 LNG 가격이 상승하여 더욱 그렇다. 이것만 봐도 국가의 에너지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에게 원자력이 왜 필요한지가 한 눈에 보인다. 그러나 지금 원전들은 제대로 돌아가지 못 하고 있고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억누르고 있기 때문에 한국전력은 220원씩에 전기를 사와서 110원에 전기를 공급하는 식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는 중이다. 탈원전 전에는 해마다 수조원에서 십조원 넘게 흑자를 내던 한국전력은 2022년 1분기에만 7조 8천억 원의 적자를 내었고 이런 추세라면 2022년의 적자는 30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해 적자가 30조원이라면 한국전력은 2년을 버티지 못 하고 도산될 것이며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붕괴는 시간문제다. 한전은 자회사인 한수원과 발전 5사들로부터 전력을 구입하여 국민들에게 공급하고 전력대금을 지불하지 못 해 막대한 사채를 발행하여 버티고 있지만 결국 전력요금을 두 배 이상 인상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될 것이다.

 

2022년 4월의 원자력과 LNG 전력구입단가만 놓고 비교해 보자. 킬로와트아워당 원자력은 53.4원이고 LNG는 229.6원이다. LNG 전력의 가격이 원자력의 네 배가 넘고 그 차이가 176원에 달한다. 즉 원자력을 못 돌리는 만큼 LNG 발전소를 돌리면 176원이 더 든다. 즉 176원이 LNG 연기로 하늘로 풀풀 날아가는 것이다. 만일 100만 킬로와트 원전 1기를 세워놓고 LNG발전소 100만 킬로와트를 돌리면 어떻게 되는가?

100만 X 176원 = 176억 원, 즉 한 시간에 1억 7,600백만원이 연기로 날아간다.

하루 24시간이면 42억원, 한 달이면 1,260억원, 1년이면 1조 5천억원이 날아가는 것이다.

원전 단 한 기를 못 돌리는데 말이다.

 

계산을 계속해보면,

고리 1호기(58만 7천 kw)를 폐쇄한 것으로 해마다 8,800억원 손실이 발생한다.

월성 1호기(67만 kw)를 영구정지한 것으로 해마다 1조 130억원 손실이 발생한다.

영광 3호기와 4호기(도합 200만 kw)를 세워놓았으니 또 해마다 3조원 손실이다.

그 외 모든 원전들의 핵연료교체 정비기간을 늘려서 석 달씩 넘게 세워놓아 원전 대여섯 기는 항상 세워져 있으니 이로써 또 해마다 7조원, 8조원씩 손실이다.

대충 원전 10기를 세워놓았다고 하면 해마다 15조원이 하늘로 풀풀 날아가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 5년 내내 이런 식으로 원전 10기 이상을 세워놓았으니 해마다 15조원, 5년 동안 75조원이 LNG 연기로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그 뿐 아니다. 온갖 트집을 잡아 건설을 마친 신고리 3,4호기 준공과 가동을 늦추고,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몇 년이나 지연시키고, 준공된 신한울 1,2호기 운전을 늦추는 악랄한 훼방으로 또 얼마나 큰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무튼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를 폐쇄하지 않고 영광 3,4호기의 콘크리트공극을 보수하여 운전하고, 핵연료교체정비기간을 쓸데없이 늘이지 않고 원전이용율이 예전처럼 90%만 되었더라도 해마다 10조원 넘는 돈이, 또 원전건설공사를 막고 훼방하지 않았더라면 수조원이 LNG 연기로 날아가는 것은 막았을 것이다.

 

문재인 탈원전 정권은 그렇게 원전이 밉고 저주스러웠던 것일까? 설사 그렇게 탈원전, 신재생으로 간다 하더라도 값비싸고 많은 투자가 필요한 신재생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면 일단 원전을 착실히 돌리고 돈을 아껴 신재생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게 순서가 아니었던가? 도대체 원전부터 때려 부수고 LNG로 돈을 펄펄 날리면서 신재생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어떻게 이렇게 어리석고 미련할 수 있단 말인가?

 

꼭 폭탄을 던져야 테러인가? 문재인의 탈원전은 대한민국의 원자력산업과 국가경제를 파괴해버린 테러와 다름없다. 그렇다. 문재인 정권은 테러리스트 정권이었다. 인류역사상 이보다 더 큰 피해를 낸 테러도 없을 것이다. 한 사람으로 인하여 대한민국이 이토록 엄청난 재앙을 당하다니, 대한민국 국민들은 어쩌다 이런 사람, 이런 정권을 뽑아 세웠는지, 이 나라, 이 민족의 불행이다.

 

“지혜가 병기보다 나으니라. 그러나 한 죄인이 많은 선을 패궤케 하느니라. 죽은 파리가 향기름으로 악취가 나게 하는 것 같이 적은 우매가 지혜와 존귀로 패하게 하느니라.” (전도서 9:18-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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