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회사를 떠나서

94. 신재생에너지와 RE100

Thomas Lee 2023. 10. 28. 00:12

<신재생에너지와 RE100>

 

재생에너지, 신재생에너지......, 처음 들었을 때 무슨 에너지도 재생하여 쓰나 했다. 타이어재생이나 플라스틱재생 같이 못 쓰는 물건이나 폐품을 이용하여 만들어내는 에너지, 즉 폐자재라든지 쓰레기를 소각하여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여 발전을 하거나 난방을 하는 건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영어로 Regeneration Energy, 태양광, 풍력, 파력(波力), 지열(地熱), 바이오에너지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고 사용하면 자연적으로 발생, 보충, 유지되는 에너지란다. 그렇다면 ‘재생’이나 ‘신재생’이 아니라 ‘재발생자연에너지’라든지 ‘자연보충무한에너지’고 해야지.....

 

RE100이라는 게 있다. RE100 캠페인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겠다는 운동이다. 2014년, 국제적 대기업들이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자발적인 운동처럼 시작하더니 소비자들의 판매거부 같은 반응을 빙자하여 점차 반강제적인 요구조건으로 변해갔다. RE100 캠페인에 가입한 국제기업은 2014년 12개를 시작으로 2017년 32개, 2020년 66개, 2021년 66개로 늘어나다가 2022년에는 58개, 2023년 올해는 9월 기준 27개로 가입추세가 주춤한 상태다.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누적가입 기업 수는 418개로 나타났다. RE100 캠페인에 가입한 한국기업은 34개로 집계됐다. 2023년 9월현재 국가별 RE100 가입 기업 수는 미국(97개), 일본(83개), 영국(48개), 한국(34개), 대만(31개), 호주(18개), 독일(17개), 스위스(16개), 프랑스(15개), 네덜란드(11개), 인도(10개) 등으로 집계됐다. RE100 가입 중국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2023년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중 RE100 캠페인에 가입한 기업은 74개(14.8%)에 그쳤다. 85%에 달하는 426개 기업들은 아예 RE100에 가입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에 선정된 한국기업은 18개에 불과한데 RE100 캠페인에 가입한 한국기업은 34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34개 기업 중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에 속한 한국기업들은 현대자동차, 기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KB금융그룹, LG전자, 삼성생명, SK주식회사 등이다. 처음 RE100 캠페인을 시작한 미국기업들은 약삭빠르게 빠지고 중국기업들은 아예 뻔뻔스럽고 가입조차 않고 순진한 한국기업들만 유난히 RE100 캠페인에 착실하게 가입한 셈이다.

 

2020년엔가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지구환경보존을 위한 신재생 에너지에 선도적으로 나서서 2030년까지 40% 감축하겠다던가, RE100에 앞장서겠다던가, 아무튼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터무니없고 어처구니없는 선언을 국제적으로 해버렸다. 도대체 태양광, 풍력 여건도 열악한 한반도에서, 탈원전으로 원자력발전소까지 없애가면서 무슨 수로 그렇게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말인가? 에너지사용량을 줄여 산업을 위축시키겠다는 말인가? RE100도 좋지만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국가의 산업과 전력문제, 국익을 따져보고 신중하게 처신해야 할 것 아니겠는가?

 

앞서 말한대로 2022년 지난해 전력시장 정산단가(SMP)는 아래와 같다.

- 원자력 52원

- 석탄 158원

- 가스 239원

- 신재생 271원 (REC 거래비용 70원 포함)

지금 평균 전기요금이 120원, 130원 수준인데 한전이 원자력 말고는 모두 적자를 보면서 비싸게 사서 싸게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가스발전과 신재생은 심각하다.

 

그런데 신재생(태양광, 풍력 등)은 정산단가가 271원인데 REC 거래비용 70원이 포함되어 있단다. 무슨 뜻이냐 하면 신재생 전력은 kwh당 한전으로부터 SMP 201원을 받고 REC를 팔아서 또 70원을 받아 모두 271원이 된다는 뜻이다. 국제에너지가격이 오르면 SMP도 오르고 SMP가 오르면 신재생에너지 업자는 <SMP + REC>로 수입이 늘어나게 되어 있다.

 

REC는 Regenerative Energy Certificate, 즉 전력거래소가 발급하는 3년간 효력을 가지는 신재생에너지증명서이다. 그럼 이 REC는 누가 사느냐? RE100 캠페인에 가입한 기업들이 산다. 기업들이 직접 태양광, 풍력발전설비를 설치하여 거기에서 나오는 전력만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 제품생산에 소비한 전력을 모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업자들로부터 구입해서 사용했다는 증명을 하기 위하여 REC를 구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전력은 어떻게 되는가? 한국전력은 의무적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201원에 구입하여 기업들에게 산업용전력으로 110원에 공급하면서 90원을 손해 본다. 기업들은 한전이 201원에 구입한 신재생에너지를 110원에 공급받는다. 그런 다음 신재생에너지 업자로부터 REC를 구입하여 70원을 주는 것이다. 결국 신재생에너지 업자는 한전으로부터 201원, RE100 가입기업들로부터 70원, 꿩도 팔고 알도 팔아 도합 271원을 벌게 된다. 결국 기업들은 271원 짜리 신재생에너지 구입에 180원을 지출하는 셈이 되고 한전은 90원을 고스란히 손해 보는 장사를 하게 되는 셈이다. 한전이 왜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인가?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을 제정,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의 신재생 에너지 의무구입량을 2022년 12.5%, 2023년 14.5%, 2024년 17.0%, 2025년 20.5% 등으로 단계적으로 늘려 2026년에는 법정상한인 25%에 도달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엄청난 신재생에너지의 짐을 고스란히 한전에 지운 것이다.

 

신재생 25%라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2022년 12.5%에서 4년 뒤인 25%에 도달하려면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이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나야 하는데 그것도 설비용량이 아니라 생산전력량으로 25%이다. 하루 너댓 시간 돌아가는 태양광으로 전력량 25%가 되게 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태양광 패널들과 풍력발전기들로 이 땅을 뒤덮어야 하는 것일까? 아마도 한국이 지금 가지고 있는 총발전설비 보다 더 많은 태양광, 풍력설비를 건설해야 할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넓은 땅을 태양광 패널로 도배하고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처넣어야 하는 것일까? 아마도 서울 면적의 몇 배를 태양광 패널로 덮어야 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전체 발전설비를 건설할 수 있는 비용의 몇 배의 비용을 넣어야 할 것이다. 황당하여 말이 안 나온다. 도무지 현실적이 아니다. 미친 인간들이 만든 정신 나간 계획이다.

 

지구환경보존을 위한 탄소배출량 저감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오늘날 가장 현실적인 기술은 원자력, 특히 우리 대한민국의 답은 원자력이다. 대한민국의 원자력발전단가는 세계에서 가장 낮다. 바로 1970년, 80년대에 우리가 청춘을 바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가장 값싸게 건설한 원자력발전소들 덕분에 원자력 발전단가가 세계에서 가장 싼 것이다. 반면 한국의 태양광, 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는 일본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태양과 바람의 조건이 좋지 않은 것이다. 미국이나 인도는 태양광과 풍력이 원전 보다 오히려 싸다. 캘리포니아 사막지역에는 그래서 수많은 풍력발전기들이 돌아가고 태양광 발전소들이 설치되어 있다. 중국과 유럽도 태양광과 풍력에너지가 원자력보다 싼 지역들이다.

 

이러한 현실을 도외시하고 대한민국이 RE100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을 한 문재인 대통령은 자살선언을 한 셈이다. 그 선언 때문에 한국의 비현실적인 신재생에너지 계획을 계속 밀어붙인다면 대한민국 정말로 자살될 것이다. 아니다. 탈원전, RE100,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SMP, REC..... 일련의 이 모든 것들이 문재인이 대한민국의 에너지산업을 작살내어 다시는 일어서지 못 하게 하려고 치밀하게 준비한 덫이고 족쇄이고 올가미인가 싶다.

 

어쩌면 이 모든 일이 한전이 평생을 바쳐 일한 우리의 명예퇴직금을 빼앗고 내쫓고 악한 변호사들을 동원하여 사법농단을 하면서까지 짓밟은 파렴치한 악행에 대한 징벌인지도 모르겠다. 악인은 그 악행으로 인하여 망하는 게 옳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악한 자가 형통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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