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영광 3,4호기, 울진 3,4호기 12

61. 월화수목금금금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67번지 한국전력공사 사옥, 아담한 20층짜리 건물은 맞은 편 54층짜리 무역회관 건물이 워낙 높아 좀 찌그러들긴 했지만 소나무와 대나무, 잔디밭, 한전인상 청동조각상, 인공폭포와 인공조형물들로 제법 운치 있는 정원을 갖추고 자태를 자랑하고 있는 이 건물은 밤늦도록 불이 꺼질 줄 모르는 건물이다. 한전이 전기 만드는 회사라 전기 하나는 풍족하게 쓴다는 걸 보여주려고 켜놓은 건 아니었다. 한전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保安)이다. 북한과의 대치상황에서 철통같은 방위태세는 국군장병만의 것은 아니다. 모든 직원은 퇴근할 때 책상 위의 모든 서류를 종이 한 장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치워 캐비닛에 집어넣어 잠그고 쓰레기통의 휴지조각까지 말끔하게 치우고, 전등과 컴퓨터 등 모든 전기..

60. 원자력기술자립의 신호탄, 영광 3,4호기

1987년 영광 1,2호기가 모두 준공되고, 전두환 대통령이 참석하여 준공식이 거행되고, 대통령선거에서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되고, 가마미 해수욕장 시위대가 발전소와 건설사무소에 쳐들어오고, 그리하여 가마미 마을이 74억원이라는 보상을 받아가고, 주변마을들이 들썩거리고, 그러는 사이에 해는 바뀌어 1988년이 되었다. 그리고 5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일 해온 나도 1988년 3월엔가 본사 원자력건설처로 발령받아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 본사발령을 받은 나는 우리 포니엑셀 승용차에다 간단한 짐을 싣고 서울로 올라가 회사에서 가까운 청담동에 하숙집을 정해놓고 원자력건설처에 출근하기 시작하였다. 가족을 데리고 이사할 집을 정할 때까지 하숙생 홀아비, 주말부부가 된 셈이었다. 몇 주 동안 나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